1995년 UN에서는 70여 개국 정상들이 모여서 전염병으로 목숨을 잃는 수백만 후진국 어린이를 보호할 백신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국제백신연구소 설립(안)을 논의 하였다.
일반 제약회사가 생산한 백신은 영리 목적으로 가격이 비싸기에 후진국 어린이들은 그 해택을 받을 수 없어, 값싼 백신을 개발할 국제백신연구소 건립을 할 필요가 있었다.
이 사업을 주도한 유엔개발계획기구(UNDP)가 제시한 조건은 우선 이 연구소의 유치국이 5천평 규모의 첨단연구소 건물을 기증하여야 하고, 연구용 기자재 구입에 필요한 6백만 달러를 출원하여야 하며, 연간 운영비의 30%인 70여만 달러를 부담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나머지 필요 예산도 연구소가 스스로 모금하여 충당하는 조건이었다.
그래도 국제기구의 자국 유치라는 이점이 있어 여러 나라가 경쟁에 뛰어 들게 된다.
연구소를 유치하게 되면 생명과학 발전의 기틀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조완규 상임고문의 주도로 우리나라도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정부를 설득하였다. 마침 이를 들은 당시의 김영삼 대통령이 "우리가 어려울 때 도움을 받아 이만큼 성장했으면 이제는 그 은혜를 갚아야 한다"며 연구소 유치에 찬동을 하였다. 그리고 얼마 뒤 뉴욕에서, 200여 정상이 모인 UN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김영삼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세계 어린이 질병퇴치를 위하여 백신연구소를 건립할 것"이라고 선언을 하게 된다.
그런데, 대통령이 국제 무대에서 약속을 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정부와 관계 부처는 예산이 없어서 지원할 수 없다는 답답한 말만 되풀이 하면서, 도무지 건립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이에 조완규 상임고문이 직접 나서서, 모금과 후원을 모아 결국 결실을 보게 된다.
그리하여, 2003년에 서울대학교가 제공한 연구공원 내에 5천평의 최첨단 연구소 건물을 건립하고, 2004년 주한 외교관, 학계, 산업계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국제백신연구소 건물을 국제기구에 기증식을 하게 된다. 이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정부가 국제백신연구소 사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임을 다짐하였다.
연구소 설립 후, 20년간 정부 지원 외에 빌게이츠 재단이 1억6천만 달러를 지원하였고, 국내외 자선 단체 또는 산업체가 연구소에 후원을 하게 된다. 조완규 상임고문은 연구소 백신 사업을 후원하기 위하여 1998년 각계 인사가 참여한 한국후원회를 조직하여, 연구소 홍보와 모금 등 지원 사업을 돕고 있다. 얼마 전 벤처로 성공한 대학교수로부터 100억원의 후원을 유치함에 따라 70여 명의 연구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기도 하였다.
국내외 여러 단체의 후원과 조완규 상임고문의 고군분투에 힘입어, 결국 2천원 정도의 저렴한 경구용 콜레라 백신을 개발하는데 성공하였다. 기존 백신 값의 1/20~30 정도 가격이다. 저렴한 백신을 개발한다는 것은 기존의 백신을 가지고 저가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완전히 새로운 연구 절차로 기초부터 다시 개발하여야 한다. 게다가 이를 생산할 제약업체가 있어야면 실행 가능한 일이다. 원래 인도의 한 제약회사가 백신을 생산하기로 하였으나 프랑스의 제약회사와 합병을 하게되어 포기하였는데, 마침 우리나라의 한 벤처기업(유바이오로직스)이 '유비콜'이라는 제품명으로 양산에 성공하여 보급을 시작하게 된다.
그동안 1천만 도스의 '유비콜'을 네팔 등 세계 후진국 어린이에게 접종을 하였고, 다시 1천만 도스 정도를 비축하고 있다. 접종에 필요한 경비는 2019년도에 국제로터리클럽 3640지구가 20만 달러를 후원한 바 있으며, 지금도 지속적인 후원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한, 연구개발비가 넉넉하다면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고, 후진국 어린이의 생명 살리기도 앞당길 수 있다. 따라서 연구개발에 필요한 재원 확보는 매우 긴요하고, 국제백신연구소가 인도적 사업을 수행하는데에 관심과 후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싼값의 전염병 예방 백신 개발이 주목적인 IVI국제백신연구소는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제약사와는 달리, 인류에게 인도적 후생 사업을 수행한다. 또한, 대학 등 여러 국내 연구기관에 연구개발 노하우를 적극 제휴해 줌으로써, 향후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대한민국이 유치한 국제기구 첨단연구소에서 한국시민이 후원하여, 후진국 어린이 질병퇴치용 백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한국의 벤처기업에서 양산을 하여, 한국의 세종로국정포럼과 국제자원봉사회(KIVA)가 주관이 되어 세계 후진국 어린이들에게 접종함으로써 그들의 생명을 구해가고 있는 미래를 기대해 본다.
조완규 (趙完圭)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이학박사
세종로국정포럼 · KIVA한국국제자원봉사회 상임고문
IVI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 상임고문
前 교육부 장관, 前 서울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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