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칼럼] 우리는 무엇으로 '우리'라고 하는가?
기록된 역사물 이전에 그 민족의 정체성을 이어주는 그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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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5 13:18 | 최종 수정 2023.02.1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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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歷史)란 말뜻을 그대로 옮기면 '지나온 사실(歷)과 그에 대한 기록(史)'이다.
그리스어 historia에서 영어 history로 익숙해진 말인데, 잡설로 His + Story, 신의 이야기란 말도 있다. 그런데, '신'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로 되면서 '역사'가 나라들의 정체성 설명서로 된 것 같다.
사실 기록된 역사는 전체 인류의 역사에서 아주 짧은 경력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현대의 실증적 사고 방향에 의해 기록된 것만 역사로 정의하는데 익숙해졌고, 기록이 없으면 역사도 없는 것으로 일반화 된 것이 현실이다. 과연 기록된 사실만 역사일까? 기록 이전의 그 무엇은 역사가 아닌가? 그리고 기록이 만에 하나 틀렸다던지, 고의적 왜곡이 기록했다면?
우리나라 역사를 한정해서 본다면 우리의 역사는 공인기록을 따지면 삼국시대에 머물고, 이웃 국가의 기록을 참조하여 상고사를 추정할 정도의 기록만을 갖고 있다. 게다가 근대에 일제의 강점기에 헌신적인(?) 친일 학자들에 의해 사실과 거리가 있는 근현대사를 지금까지 텍스트로 알고 배우고 익히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진짜 역사는 무엇인고 진정한 '우리'의 정체성은 무엇이라고 설명할 것인가?
사실이나 학설 여부를 떠나서, 가장 일반적인 이해를 기준으로 우리를 재정의 해봐야 한다. 어떤 나라를 정의할 때는 기록된 역사물 이전에 그 민족의 정체성을 이어주는 그 무엇을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것을 그 나라의 '정신 또는 사상'이라고 한다.
그 나라의 구성이 어떠하던지, 왕정이였던지 공화정이었는지 이전에 그 나라가 체계를 달리하면서도 면면이 이어져 온 그 나라의 정신이 무엇인지가 진정한 역사이자 정체성인 것이다.
나라나 체제는 무너지고 변화되고 재구성이 된다할지라도 그 나라를 지지하는 정신은 하나의 정체로 남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나의 정신만이 기원부터 현대까지 이어진다고 보지는 않는다. 셀 수 없는 연대와 시대를 지나면서 세련되고 두들겨지고 삭제되고 또 더해지고 보강되며, 또 다시 단련되고 제련되는 과정 속에 현대에 이르는 바로 그것이 전해지게 되는 것이다. 세월과 함께 변화되면서 수정, 업데이트 되는 느낌이 있어 부연하자면, 계속적인 적응을 한다는 표현이지, 처음에 애벌레 처럼 출발한 정신이 현대에 와서 나비로 승화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가장 오랜 시간동안 전해지는 바로 그 정신을 말하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수많은 학설과 논설에 썰까지 출몰하지만 결국 시간의 도가니에서 녹여지고 정제되어 남는 것이 진정한 정신인 것이다.
그리고 그 정신은 항상 '인류의 보편적 이성'만이 남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보편 정신을 수많은 민족과 나라들이 가지고 역사의 대장정을 해왔건만 그들 중에 지금까지 그 정체성을 유지하고 이어가는 나라가 흔치 않다. 왜냐하면 대부분 하드캐리 과정에서 사라졌던 것이다. 나라가 없어졌던 정신이 없어졌던 현재까지 맥을 이어오는 나라는 손에 꼽기도 애매한 지경이다.
바로 이런한 현실에서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탁월한 것이다. 대한민국 정신이 무엇이고 정체성이 무엇인지 좀 더 연구하면서 규명을 해가야 하겠지만, 우리의 정신 깊숙히 내재된 '한' 사상은 시쳇말로 '국뽕(?)'을 넘어서는 대한민국의 가치이고 인류의 가치이다.
최병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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