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퍼센트 아래로 떨어진 경제성장을 어떻게 해야 회복할지에 대한 논의가 분분한 가운데, AI 디지털 분야 투자 확대를 통해 경제전반의 생산성을 제고하여야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강성주 세종대 교수(前우정본부장)는 지난 2000년 이후 아시아 10개국의 경제성장 요인을 계량적으로 분석하여 AI 디지털 분야 투자 확대로 노동생산성이 개선되고 이를 통하여 견조한 경제성장이 이루어졌다고 결론지었다. 이 연구는 UN산하 아시아생산성기구(APO) 지원으로 이루어졌는데, 연구책임자(chief expert)인 강교수 주도로 10개국의 교수와 전문가들이 제출한 국가별 보고서를 종합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 연구는 디지털전환(DX)이 경제 성장과 노동생산성에 미친 장기적 효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즉 방글라데시, 인도, 대한민국, 말레이시아, 몽골, 네팔, 파키스탄, 필리핀, 태국, 튀르키예 등 10개국을 대상으로, 지난 20년간(2000~2020) GDP 성장률과 노동생산성 성장률 추이를 비교하고, 국가별 디지털전환 정책과 성과, 그리고 향후 발전 전략을 심층적으로 다루었다. 이번 분석은 국가 간 비교뿐 아니라, 각국이 직면한 공통 과제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8대 권고안을 제시하여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 기업과 정부가 참고할 수 있는 실천 지침을 제시하였다.

이번 연구의 배경에는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확산된 원격·하이브리드 근무,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기반 협업 플랫폼의 보편화가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변화는 단순히 업무 방식이 새롭게 바뀌는 것 외에 생산성과 경영관리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고 있다. 전통적인 물리적 근무 환경에서 측정되던 생산성 지표들이, 이제는 가상·분산 환경에서의 협업 효율성, 기술 활용도, 직원 몰입도와 같은 새로운 요소로 대체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각국은 자국의 제도·문화·기술 인프라에 맞춘 디지털전환(DX)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성과와 과제는 상이하게 나타났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우선 (1) 한국은 이번 조사에서 AI 디지털 투자를 통한 질적 성장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혔다. 20년간 GDP 성장률은 3.2%로 비교적 낮았으나, 노동생산성 성장률이 4.5%로 나타났다. 이는 스마트워크 정착, 공공·민간 데이터 거버넌스 강화, 클라우드·AI 통합 관리체계, 그리고 정보통신 인프라의 세계적 경쟁력에서 기인한다. 한국 정부는 법·제도 차원의 지원과 함께, 원격근무 가이드라인 제시, 산업별 맞춤형 스마트워크 모델을 확산시켜, 업무 효율성과 직원 만족도를 동시에 높였으며 이를 통한 견실한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다.

(2) 말레이시아도 주목할만한데 GDP 성장률 4.2%, 노동생산성 성장률 4.0%로 균형 잡힌 성과를 보여주었다. ‘말레이시아 디지털 경제 청사진(MyDIGITAL)’과 ‘산업 4.0’ 전략을 기반으로 제조·금융 부문에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데이터 분석을 도입해 생산성을 끌어올렸다. 특히, 중소기업의 디지털화 지원 프로그램과 인력 재교육 투자로 산업 전반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했다.

(3) 인도와 방글라데시는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생산성 향상 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방글라데시는 연평균 GDP 성장률 5.5%를 기록하며 남아시아의 경제 성장 엔진으로 자리매김했지만, 노동생산성 성장률은 3.0%로, 성장의 상당 부분이 인구·노동력 확대와 산업 규모 확장에 의존했다. 인도는 GDP 성장률 6.0%와 노동생산성 3.5%로, ‘디지털 인디아(Digital India)’ 정책과 Aadhaar기반 인증과 전자금융시스템 구축, 모바일 기반 서비스 확산을 통해 행정 효율성을 높였으나, 광범위한 비공식 경제 부문과 지역별 인프라 격차가 생산성 개선 속도를 제약했다고 나타났다.

(4) 태국은 GDP 성장률 3.8%, 노동생산성 2.5%로, 민간·공공 부문에서 협업 플랫폼과 디지털 결제 시스템이 빠르게 확산됐다. 특히, 한국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Line) 기업의 태국 지사 운영 사례는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에서의 협업과 고객 접점 관리 혁신 모델로 평가된다. 튀르키예는 GDP 성장률 3.5%, 노동생산성 2.7%로, 제조업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 지원 정책을 적극 시행했으며, 국가 차원의 AI 전략과 전자정부 서비스가 확산 중으로 조사되었다.

(5) 몽골과 네팔은 성장률 패턴에서 유사성을 보였다. 몽골은 GDP 성장률 5.0%, 노동생산성 성장률 2.5%로, ‘E-Mongolia’ 전자정부 플랫폼을 통해 전국민의 행정 서비스 접근성을 향상시켰으나, 산업 구조 다변화와 고도화에는 시간이 필요함을 보여주었다. 네팔은 GDP 성장률 3.1%, 노동생산성 1.0%로, 정부 통합 사무관리 시스템과 모바일 결제(eSewa) 플랫폼 도입이 성과를 냈지만, 농업 중심의 경제 구조와 낮은 ICT 인프라가 생산성 제고를 제한했다.

(6) 파키스탄은 GDP 성장률 3.0%, 노동생산성 1.2%로, 공공기관 디지털 프로젝트와 민간 금융권의 AI 활용 사례가 존재하지만, 전력·통신 인프라의 불안정성이 생산성 개선의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남았다. 필리핀은 GDP 성장률 4.0%, 노동생산성 2.8%로, TESDA 온라인 교육 플랫폼과 전자납세 시스템을 통해 행정 효율성을 높였으며, 민간 부문의 IT 서비스 수출 확대가 성장을 견인했다고 조사되었다.

한편 DX를 통한 경제성장이라는 성과와 더불어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발견되었다. 국가별로 속도와 범위의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생산성을 측정하는 지표의 표준화 부재, 문화·조직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평가시스템,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인프라 및 인력 개발의 부족,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규제와 혁신 간의 균형 문제는 공통적인 고민으로 나타났다. 특히 많은 국가에서 디지털전환 성과를 단순한 산출물 지표로만 측정하는 경향이 있어, 혁신성이나 협업 정도, 학습 민첩성 등 새로운 지표를 포함하는 평가체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분석했다.

연구책임자인 강성주 교수는 10개 국가별 보고서 분석결과와 OECD와 한국에서의 AI 디지털 정책 경험을 토대로 이러한 도전과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달성위해 8가지 권고안을 제시했다.
첫째, 생산성 지표를 정부부처나 기업의 전략 목표와 연계해 설계할 것
둘째,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전 직원 대상의 교육과 재훈련을 체계화할 것
셋째, AI 디지털 환경에서도 직원 참여와 몰입을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
넷째, 각부처와 산업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해 맞춤형 제도를 설계할 것
다섯째, AI·자동화·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과 보안·윤리 규범을 병행 구축할 것
여섯째, 데이터 기반의 거버넌스를 확립하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할 것
일곱째, 외부 환경과 내부 전략 변화에 따라 생산성 지표와 경영관리 체계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조정할 것
여덟째, 정부와 기업 모든 활동에서 인적 자원의 창의성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할 것
을 권고하였다.

이번 연구는 DX나 AX같이 AI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요청되지만, 생산성을 측정하고 관리하는 경영방법 자체의 혁신이 더 중요한 성과 요인임을 보여준다. 연구책임자인 강성주교수는 “AI 디지털 투자가 경제성장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첨단 AI 기술의 유무가 아니라, 그 기술을 조직의 전략과 문화에 어떻게 통합하고, 불확실한 세계 경제 환경 속에서 지속적으로 조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는 또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들은 향후에도 전 세계 국가들과 기업들이 인간 중심·혁신 중심의 디지털 생산성 모델을 설계·구현할 수 있도록 정책적·기술적 지원을 강화해야 하며, 특히 공공·민간·학계 간의 협력을 통해 생산성 지표의 국제 표준화와 데이터 기반 거버넌스 구축을 지원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하였다.

※붙임: 성공적인 DX와 AX를 위한 8대 권고안

1. 조직 목표와 생산성 지표 정렬 (Align Metrics with Organizational Goals)- 생산성 측정 지표는 단순한 산출량이나 효율성만을 반영해서는 안 됨

- 조직의 장기 비전과 전략적 목표에 맞게 설계되어야 하며, 혁신 수준, 협업 효과, 품질 향상, 고객 만족도와 같은 질적 요소까지 포함 필요

2. 교육과 역량 개발 강화 (Provide Training and Development)- DX 및 AX 환경은 기술 변화 속도가 매우 빠름

- 지속적으로 새로운 툴과 시스템을 학습할 수 있는 체계적이며 맞춤형 교육·훈련 체계가 필요

3. 직원들의 참여와 몰입 지원 (Implement Employee Engagement Initiatives)- 원격·하이브리드 환경에서 물리적 거리 때문에 직원들의 소속감이 약화

- 참여형 회의, 실시간 피드백, 비공식 소통, 성과 공유 플랫폼 등을 운영해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몰입할 수 있는 환경 필요

4. 문화를 고려한 맞춤형 접근 (Address Cultural Nuances)- 부처별·조직별 문화, 업무 스타일, 의사소통 방식은 생산성에 영향

- 예컨데, 계급 중심 문화에서는 명확한 권한 위임 절차가 필요하고, 수평적 문화에서는 자율성과 창의성을 반영하는 지표가 필요

5. 기술 활용 극대화 (Leverage Technology)- AI,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협업툴, 데이터 분석툴 등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 필요

-기술 도입시 사용성(User Experience)과 보안·윤리 기준 반드시 고려 필요

6. 정책과 거버넌스 구축 (Establish Policy and Governance)- 어떤 데이터를 수집할지, 누가 접근할 수 있는지, 데이터 품질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규정이 필요

7. 정기적인 검토와 수정 (Implement Regular Review and Adjustment)- 외부 환경(시장/기술)과 내부 환경(구조/전략)은 수시 변화

- 성과지표와 관리 방식을 주기적으로 검토하여 변화에 맞게 조정 필요

8. 지속가능한 인적 자원 관리 (Ensure Human Sustainability)- 단기적인 성과목표만 관리하면 장기적인 조직 경쟁력이 약화 가능

- 장기적인 인재 육성, 직무 만족도 향상, 심리적 안정, 워크-라이프 밸런스 확보 등 지속가능한 성과 창출 기반 마련 중요

<강성주 세종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