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언서판(身言書判)은 인물을 고르거나 어떤 사람이냐를 평가할 때 기준이다.
신(身)은 풍채와 용모의 몸 자세이고, 언(言)은 조리가 있는 말씨로서 언변이며, 서(書)는 글씨로서 필적이고, 판(判)은 사물의 이치를 깨달아 아는 판단력이다.
이 중에서 용모와 판단력과 관련하여 율곡(栗谷) 선생님은 격몽요결(擊蒙要訣) 지신장(持身章)에서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수습하여 올바른 몸 자세를 갖추는 데는 9용(九容)을, 학문을 깊게 하고 지혜를 더하여 판단을 제대로 하게 하는 데는 9사(九思) 만한 것이 없다며, 9용과 9사의 실천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九容九思가 어린 학생들에게 바른 마음과 자세를 갖게하는 좋은 교육방법이지만, 직장인이나 노년에 접어든 시니어들도 되새기고 실천하면 의젓하고도 옳은 판단과 처신을 할 수 있는 좋은 표양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여 소개한다.
먼저, 9용(九容)은 사람이 유념하여 꼭 갖춰야 할 아홉 가지의 용모 자세이다. 의젓한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하다.
➀足容重하라 (걸음을 걸을 때는 발을 가볍게 놀리지 말고 천천히 무겁게 하라. 그러나 어른이 불러서 갈 때는 이에 구애받지 말라)
➁手容恭하라 (손은 늘어뜨리지 말고 공손히 마주잡고 있으라. 일이 없으면 단정히 모으고 있어야 하며, 또 함부로 놀리지 말아야 한다)
➂目容端하라 (눈 모습은 단정히 해야 한다. 눈동자를 안정시키고 시선을 바르게 하며, 곁눈질하거나 흘겨보면 안된다)
➃口容止하라 (입모습은 가볍게 다물고 있어야 한다. 말할 때나 음식 먹을 때 외에는 움직이지 않는다)
➄聲容靜하라 (목소리는 맑고 고요하게 해야 한다. 말할 때는 목소리를 가다듬어 말하고, 기침 같은 잡된 소리를 내지 말아야 한다)
➅頭容直하라 (머리는 곧게 세워야 한다. 머리와 몸은 일직선으로 바르게 하고, 한쪽으로 기울게 하거나 비스듬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
➆氣容肅하라(숨 쉴 때는 정숙하게 고르게 쉬고, 숨 쉴 때 소리를 내면 안 된다)
➇立容德하라(서 있는 자세에서는 덕이 있게 보여야 한다. 무엇에 의지하지 말고 똑바로 서서, 엄연히 덕이 있는 기상을 보여줘야 한다)
➈色容莊하라(얼굴은 활기 있게 보여야 한다. 안색을 정제하여 태만하게 보이지 않도록 한다)
다음으로, 九思는 사람이 항상 유념하여 실천해야 할 아홉 가지의 생각이다.
➀視思明하라 (볼 때는 밝혀서 확실히 보겠다고 생각하라. 선입견이나 편견은 눈을 가리는 것이기에 제대로 보지 못하게 만든다)
➁聽思聰하라 (들을 때는 귀를 열어서 확실히 듣겠다고 생각하라. 듣기 싫은 말은 듣지 않고 듣고 싶은 말만 들으려고 하면 귀가 열려 있지 않기에 듣지 못하는 것이 많다)
➂色思溫하라 (얼굴은 온화하게 한다고 생각하라. 안색이 온화하고 부드러우면 성질내거나 괴로워지려는 기운이 없어진다)
➃貌思恭하라 (거동과 용모는 공손하게 보이도록 생각하라)
➄言思忠하라 (말할 때는 거짓 없는 진실을 말하겠다고 생각하라. 진실함과 신의가 말의 기본이다)
➅事思敬하라 (일할 때는 정신을 집중해 신중하게 하겠다고 생각하라. 정신을 집중하여 몰입하여야 성공한다)
➆疑思問하라 (의문이 나면 주저 없이 물어보겠다고 생각하라. 체면이 손상될까봐 묻기를 주저하면 안된다. 모르는 것을 놔두지 말라)
➇忿思難하라 (화가 나려고 할 때는 나중에 곤란한 일 생긴다는 것 생각하라. 화가 나려고 하면 자신을 징계하면서 이치로 자신을 타일러 이기도록 해야 한다)
➈見得思義하라 (무엇인가를 취득하게 될 때는 그것이 정당한 취득인가를 생각하라. 재물을 마주했을 때 정당한 것인지, 사리를 취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변별하고, 정당한 것이라고 확인된 연후에 취득해야 한다)
우리 한국사회는 지난 80여년간 고도 경제성장을 하면서 압축성장을 해왔기에 사람들의 자세와 태도면에서 아직도 당당하지 못한 면이 많다.
九容과 九思는 한국사회가 예의바르고 선진화 되는데 꼭 필요한 실천과목이다.
마음속에 새겨 몸가짐을 제대로 단속하고, 생각을 정리하여 잘 다스린다면 G7반열의 선진국민이 되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박승주 세종로국정포럼 이사장 겸 KIVA(기업Advocacy봉사연대)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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