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열 연재칼럼] 태극과 하락이수 (4)

풍수학의 기원이 된 우주 생명의 주인 원리
태극과 하도(河圖)와 낙서(洛書)의 수(數) 원리

데스크 승인 2024.03.27 10:43 | 최종 수정 2024.10.28 21:20 의견 0

태극(太極)

태극은 혈심(穴心)을 중심으로 내룡(來龍)의 방위상 길흉을 판별하고 주위의 사(砂)를 관찰하며, 하락이수(河洛理數)는 미래의 길흉화복을 보는 상수리(象數理)의 기본이다.

"주역"에서는 태극을 우주 생명의 주인이며 원리라 한다. 태극에서 음양이 나오고, 음양에서 땅과 하늘이 만들어지며, 그 속에서 삼라만상이 나타난다고 본다. 삼라만상의 본원인 태극은 처음부터 끝이라는 시간적인 의미와 만물을 함유한다는 공간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혈심을 중심으로 내룡의 방위상 행로로 길흉을 판별하는 것이 태극의 법칙이다. 태극에서 8등분, 12등분, 24등분, 60등분 등으로 원둘레를 분할하여 후천팔괘, 선천팔괘, 8간과 4유, 12지지를 합한 24개, 60갑자 등을 배정하여 입수(入首), 내룡(來龍), 파구(破口), 득수(得水)와 혈(穴)을 중심으로 주위의 사(砂)를 관찰한다.

소우주나 대우주의 모든 모습이 태극의 모습과 일치한다며, 원자든 인간이든 은하계든 보이는 크기만 다를 뿐 모두 똑같이 순환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태극을 시간적인 면에서 살펴보면 존재하는 것들의 순환 시간은 짧은 것은 헤아릴 수 없이 짧고, 긴 것은 헤아릴 수 없이 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순환의 모습은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 똑같은 것이다. 따라서 태극은 무한한 공간성과 무한한 시간성을 동시에 가진 법칙이라고 말할 수 있다. 큰 것을 적용하면 그것에 맞고, 작은 것에 적용하면 또 그것에 맞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주가 비록 큰 것이나 태극 안에 있고, 원자가 비록 작은 것이나 태극 안에 있는 것이다. 즉 태극은 존재하는 모든 것의 근본 법칙이다.


하락이수(河洛理數)

하도와 낙서

하락이수(河洛理數)는 하도(河圖)와 낙서(洛書)의 수(數) 원리의 성격을 총칭한다. 하도와 낙서는 그림과 글을 통해 역의 근본 원리를 나타내며, 명리학, 풍수학, 한의학, 침구학 등 미래의 길흉화복을 점치는 모든 동양 상수리의 근거가 되는 기본 학문이다.

모든 수의 근원을 낙서와 하도로 본다. 하도는 “복희씨(伏羲氏) 때 용마(龍馬)의 등에 그려져 있는 그림”이고, 낙서는 “우(禹) 임금이 홍수를 다스릴 때 낙수(洛水)에서 나온 신귀(神龜)의 등에 쓰여 있는 글”이다. 하도에 의해 복희씨는 8괘를 그렸고, 낙서에 의해 우임금은 홍범구주(洪範九疇)를 지었다고 전해진다. 여기서 수가 나왔다.

하도는 음양의 부호와 10수를 사용하여 그림을 그린다. 하도는 기수(奇數: 홀수)를 양점(陽點)으로, 우수(偶數: 짝수)를 음점(陰點)으로 해서 1∼10까지의 55점을 사방과 중앙에 배치한 도상(圖象)이다.

1은 1에 5를 얻어 1・6 수(水)가 되고 북(北)에, 2는 2에 5를 얻어 2・7 화(火)가 되며 남(南)에, 3은 3에 5를 얻어 3・8 목(木)이 되고 동(東)에, 4는 4에 5를 얻어 4・9 금(金)이 되며 서(西)에, 5는 5에 5를 얻어 5・10 토(土)가 되어 중앙(中央)에 각각 자리한다.

양(陽)은 흰 점으로 하늘을 뜻하고, 음(陰)은 검은 점으로 땅을 상징한다. 천수(天數)는 1, 3, 5, 7, 9로 양수(陽數)가 되고 지수(地數)는 2, 4, 6, 8, 10으로 음수(陰數)가 된다. 이 양수와 음수를 모두 합하면 55수가 되어 하도의 선천수가 된다. 그리고 안에 있는 숫자 1, 2, 3, 4, 5는 근본이 되는 숫자로서 만물의 생명을 낳는다 하여 생수(生數)라 하고, 6, 7, 8, 9, 10은 만물의 형체를 이루는 수라 하여 성수(成數)라고 지칭한다.

사람도 태중에는 10개의 구멍을 갖지만 출생 후에는 배꼽이 막혀 9개가 된다. 세상 모든 만물에는 생성과 소멸의 순환이 일어나게 하는 상대적인 힘이 존재한다. 하도와 낙서는 이러한 상대적인 힘이다. 생과 사는 낮과 밤이 교차하는 것처럼 순환하는 것이다.

하도에 의하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정해진 법칙으로 생성 변화한다. 물은 땅위에 있다가 증발되어 하늘로 올라간 다음 다시 응결되어 땅으로 떨어지는 순환을 계속한다. 식물은 봄에는 피어나 자라고, 여름에는 새 생명을 잉태하고, 가을에는 씨를 땅에 떨어뜨리고, 겨울에는 월동을 하며 봄을 기다리는 순환을 계속한다.

하도는 왼쪽으로 돌며 상생(相生)하고, 낙서는 오른쪽으로 돌며 상극(相剋)한다. 명리학은 이러한 원리로 운명을 판단한다. 한의학과 침구학 역시 이러한 원리로 병을 진단하여, 균형이 무너진 부분을 보충해 주거나 강한 부분을 침이나 뜸으로 조절해 준다. 예를 들어 한의학이나 침구학에서는 목(木)이 약한 사람은 간장의 기운이 약하다고 보아 하도의 원리에 의해 목을 생해주는 침이나 약재를 쓰고, 낙서의 원리에 의해 목(木)을 극(剋)하는 금을 억제하는 약재나 침을 병행하여 쓰기도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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