찹싹떡 장수의 구성진 목소리로 "찹쌀~떠억, 메밀~무욱".. .맛과 추억을 파는 소리(사진제공 네이버 검색)
추운 겨울밤, 골목길에 울려 퍼지던 "찹쌀떡~ 메밀묵~" 외치던 떡장수 소리는 정겨운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향수를 자극한다. 과거에는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야식이 많지 않았던 시절에 찹쌀떡과 메밀묵은 부담 없는 가격으로 따뜻한 밤을 보낼 수 있도록 해주는 서민적인 간식이었다. 겨울밤 골목길에서 들려오는 정겨운 목소리, 가족과 함께 나눠 먹던 따뜻한 찹쌀떡, 시원한 메밀묵은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중한 기억이다.
지금은 찹쌀떡과 메밀묵 행상을 찾아 볼 수 없지만, 겨울밤 추위 속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따뜻한 정을 나누었던 그 시절의 모습은 우리에게 소중한 교훈을 남긴다. 쫄깃한 찹쌀떡과 부드러운 메밀묵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우리의 추억과 정서를 담고 있다.
겨울이면 더 생각나는 그 때 그 시절
간식과 수험생 합격기원 음식 찹쌀떡
▶ 찹쌀떡과 메밀묵
찹쌀떡은 찹쌀을 반죽하여 단팥소를 넣고 동그랗게 빚어 전분을 입혀낸 떡이다. 사실은 일본에서 유래한 간식으로, 수험생의 합격을 기원하는 음식으로 널리 쓰인다. ‘모찌’ 혹은 ‘모찌떡’으로도 불리는데, 이는 일본에서 떡을 뜻하는 ‘모치(餅,떡 병)’에서 온 명칭이다. 찹쌀떡은 일본의 다이후쿠모치(대복병, 大福餠)에서 유래한 음식으로, ‘큰 복을 받는 떡’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한자로 쓰면 대복병(大福餠) 이라고 쓰고 큰 복을 받을 떡이라는 뜻이다. 찹쌀떡은 일반 떡보다는 찰지고 먹을 때 입안에 딱 달라붙기 때문에 대학시험에도 붙으라는 의미로 수험생에게 찹쌀떡을 선물하는 전통이 우리나라에도 전해져 오고 있다.
메밀을 갈아 만든 앙금으로 쑨 겨울의 별미 메밀묵
메밀(교맥, 蕎麥)은 우리나라 자생 작물로, 이것의 알맹이로 만든 메밀묵은 오랜 역사를 가진 우리 고유의 음식이다. 메밀은 이미 세종 때 펴낸 '구황벽곡방(救荒辟穀方, 진휼 구제의 방법과 구황에 필요한 사항을 기록한책)'에 구황작물로 기록될 만큼 예부터 우리나라에서 재배해 온 작물이다. 또한 정약용(丁若鏞)은 '아언각비(雅言覺非)'에서 메밀의 한자어는 교맥(蕎麥)이며 조선에서는 ‘모밀’이라고 부른다고 적었다. 메밀묵은 우리나라의 전통 음식으로, 메밀을 물에 불려 떫은맛을 빼고 통째로 갈아 체에 거른 후 앙금으로 끓여 만든다.
묵을 쑤는 과정에서 물의 양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며, 주걱으로 계속 저어주며 잘 끓이다가 그릇에 담아 식히면 묵으로 옛날부터 향토음식으로 가난한 이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던 고마우식품이었다. 메밀묵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고유한 식품인데 특별한 맛은 없지만 매끄럽고 산뜻해서 입맛을 돋우워 주는 것이 특징이다. 녹두묵이 양반음식이라면 메밀묵과 도토리묵은 서민음식 중에 구황식품(굶주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곡식 대신에 먹을 수 있는 식품)이었다.
KBS방송국의 추억의 만화 "검정고무신"에서
찹쌀떡과 메밀묵 장수들의 모습
겨울철에 찹쌀떡을 야식으로 먹는 이유는 찹쌀떡은 소화가 잘 되고 메밀묵은 열량이 낮기 때문에 야식으로 적당한 것이었다. 또한 찹쌀떡은 한의학적으로 성질이 따뜻하다고 알려져 있어서 겨울철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먹는 음식이라고 한다. 예전부터 늦은 밤이면 속이 출출한 사람들을 위하여 찹쌀떡과 메밀묵을 파는 사람들이 밤거리를 돌아다니며 장사를 했는데 이 사람들을 '찹쌀떡 장수' 라고 한다.
요즘처럼 알바와 같은 다른 돈벌이 수단이 없던 시절이라 자신의 학비를 벌어야하는 학생들이 많이 했다. 주로 찹쌀떡과 메밀묵을 팔았기에 '찹쌀 떡이나 메밀 묵~!" 외치고 다녔다. 찹쌀떡 장수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1980년말까지는 들려오던 그 소리가 주거환경이 일반주택에서 아파트로 바뀌면서 이제는 들어 볼 수 없는 추억의 소리가 되어 버렸다.
시대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일본 화과자, 찹쌀떡, 찹쌀떡 아이스크림, 딸기 찹쌀떡 등의 모습
현대 사회에서 찹쌀떡과 메밀묵 행상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지만, 이들은 우리에게 소중한 추억과 정서를 선사했다. 찹쌀떡과 메밀묵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우리의 추억과 정서를 담고 있다. 비록 요즘에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지만, 겨울밤 골목길에서 들려오던 정겨운 외침은 우리 마음속에 오랫동안 남아있을 것이다.
🔳 참고 문헌
1. 건강이, [수험생 합격기원 음식 찹쌀
떡의 유래], 네이버블로그 '건강한 삶', 2023.
2. 김정준, [찹쌀떡과 메밀묵의 추억], 네이버블로그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추억', 2023.
3. 조혁연, ['소바'는 우리말 蕎麥(교맥)이 역수입된 말], 중부매일, 2024.
#농사직설 #아언각비 #찹쌀떡 #메밀묵 #교맥 #겨울야식 #추억의음식 #서민음식 #겨울밤 #찹쌀덕장수 #골목길 #선임기자김오현
저작권자 ⓒ 한국시민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는 출처 표기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