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등기국

상법 상의 법인은 임원 임기가 만료될 때에는 변경 또는 중임 등기를 하여야 한다.

사업에 전념하는 동안에는 1인 기업 회사로서 챙기기가 쉽지 않고, 법무사의 친절한 안내 문자가 오지만 지금 같은 불황 시기에 약간의 비용도 부담이 된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소개하는 글들과 수시로 화면이 멈추는 인터넷 등기소를 더듬더듬 찾아서 임원 변경 등기를 해봤다.

결과는 어땠냐고?

개망했다!

준비한 서류는 등기국 여직원의 친절하고 낭낭한 지적에 반이 불합격이었다. 난생 처음하는데 바로 합격이 되겠어? 고시공부하는 줄...

인터넷에서 시키는대로 했는데 세금과 수수료 납부가 틀린대다가 법원과 지방세 납부 기관이 서로 연결이 안되서 등기국은 확인을 못해 준단다. 그리고 여기는 인터넷 강국이란다. 결국은 보정 지시가 갈 것인데 그것도 인터넷으로 확인해서 알아서 하란다.

인터넷 등기소의 절차와 입력순서를 대단히 친절하게 써놓았는데 일반인의 이해력으로는 도대체 뭐가 무엇인지 모르게 되어 있다. 서식도 내게 무엇이 맞는지 설명도 없이 죽 나열해 놓고 로또 번호 뽑기 마냥 알아서 대충 선택해야 한다. 인터넷 사용자 화면도 나름 신경써서 자동 입력과 임시 저장까지는 잘 만들었는데 게오르규의 소설 25시 마냥 무한 반복을 해도 마무리가 잘 안된다.

법무서에 의뢰할 걸 이란 말을 주문 외우듯 하고 등기소를 이틀씩이나 방문해서 결국은 실패했다. 보통의 상식인이 이해하는 내용이 아니라 그 분야의 전문인들이나 쓸법하게 구성을 해놓았다.

법원의 업무는 일반인은 손대지 말라라는 계시 같았다.

인터넷 등기소 서비스는 미로처럼 외계어 가득한 말로 친절하게 써있지만 보통의 이해력을 가진 일반인은 필히 실패하도록 되서 있었다. 세계 최고의 전자정부시스템을 자랑하는 우리 법원의 시스템 수준이다.

참고로 필자는 전산 특급 기술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