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 자연에서 마음의 위안을, 자연의 공간을 디자인하다

공간 디자이너 김형인 대표 인터뷰

허주희 승인 2020.12.22 14:46 | 최종 수정 2020.12.23 10:34 의견 0

허주희기자가 만난 사람

자연에서 마음의 위안을, 자연의 공간을 디자인하다

네이처 디자인, 김형인 대표


자연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려 공간을 꾸미는 일은, 공간 장식 예술가의 일이다. 단순히 공간을 꾸미는 것이 아니라, 꽃과 식물, 나무 등 주로 자연을 활용해 공간을 장식한다. ‘네이처 디자인’의 김형인 대표는 플로리스트로 시작해 무대, 세트장, 정원, 카페, 테라스 등을 자연으로 연출하는 공간 예술가이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에 위치한 네이처 디자인 사무실에서 김형인 대표를 만났다.

코로나가 장기간 계속되면서 누구 하나 마음 편히 외출하기 힘든 요즘이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지루함과 우울함이 잠식한다. 요즘 같은 세상, 어디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을까.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불안할수록 자연에서 위안과 치유를 얻는 이들이 많다.

네이처 디자인의 김형인 대표는 “회사 이름 ‘네이처 디자인’처럼 우리는 자연을 장식하고 심고 관리하는 작업을 주로 한다.”고 말한다.

“도시에 살면서 자연을 접하기 어려운데, 집안이든 야외든 누구나 자연을 쉽게 접하고 자연 안에서 위로와 안식을 누리도록 공간을 만듭니다. 크게는 호텔, 백화점, 카페 등 상업공간을 디스플레이하고, 쇼나 행사무대 등의 공간을 디자인합니다. 요즘엔 코로나로 사람들이 집에 오래 있다 보니, 집 안에서 식물을 키우고 베란다에 작은 정원을 꾸미면서 ‘자연’을 벗하고 싶은 수요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집안에, 자연과 벗하는 나만의 휴양지

2020년 들어 전 세계에 들이닥친 코로나19는 한마디로 세상을 뒤집어놓았다.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 기본 상식이나 일상, 사회 트렌드까지 바뀌었다. 세상은 혼란과 불확실성으로 가득차고, 우리는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살아가게 됐다. 그 속에서 불안감과 혼란, 우울감이 일상 속에, 사람들의 가슴 속에 무섭게 파고들었다. 무엇으로 답답한 가슴을 치유하고 무엇으로 위로를 받으면 좋을까. 곰곰이 생각한 끝에 ‘자연’라는 글자가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루소의 말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요즘처럼 ‘자연’이 크게 와 닿은 적이 없다.

김형인 대표는 “요즘 베란다 등에 정원을 꾸미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이 늘어났다.”고 한다.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의 정원을 얘기하면 함께 상의하고 금액에 맞춰 공간을 꾸밉니다. 집안에 초록색 식물과 화사한 꽃, 작은 화분 등으로 장식하면 나만의 ‘작은 정원’이 되고, 그 속에서 사람들이 많은 위안과 행복을 느낍니다.”

마음 편히 여행을 떠나기도 어려운 요즘, 집안에서 자연을 벗하고 안식을 느끼고 행복을 누린다면 이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 있을까. 자연을 기본 소재로, 여기에 전문가의 손길이 닿아, 다양한 소품과 화려한 조명을 설치하면 세상에 하나뿐인 휴양지가 탄생한다.


예술작품을 보는 듯한 공간 연출로 큰 호응 얻어

한 분야에서 성공을 가르는 기준이 있다면 남들이 하지 않은 그 사람만의 특별한 비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네이처 디자인 김형인 대표는 30년 전, 플로리스트가 되기 위해 기본부터 꼼꼼히 배우며 익혀나갔다. 당시만 해도 남자가 꽃을 다루는 것이 주변에 눈치를 볼 만큼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다. 그저 꽃이 좋고 식물이 좋았고, 아무 것도 없는 공간을 본인의 손길로 하나하나 만들어가면서 멋진 조경 공간으로 탈바꿈한다는 기쁨에 힘든 줄도 모르고 일했다.

어느 분야든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제자리에 머물 뿐이다. 김 대표는 당시 남들은 시도하지 않던 영역을 조경에 접목해 색다른 공간으로 변신시켰다. 바로 용접과 목공, 철공 등을 활용해 세상에 하나뿐인, 마치 근사한 휴양지에 온 듯한, 특별한 공간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러한 공간은, 하나의 예술작품을 보는 듯 각광받았다. 그의 예술 같은 공간 작업에 사람들은 환호했고, 작업 의뢰 또한 계속 이어졌다.

자연은 공간을 더욱 생명력 있고 아름답게 만들어

그는 “매번 반복하는 일은, 못 견뎌내는 성격이라 늘 새로운 일, 창조하는 작업이 자신과 잘 맞았다.”고 한다. 여기에 자연에서 소재를 찾는 ‘그린 인테리어’, ‘조경 작업’을 하면서 틈새시장에 파고드니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김형인 대표는 “그저 일이 재미있어서, 작업하는 과정이 즐거워서 결과물을 보는 것이 행복해서 지금까지 이 일을 이어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어떤 일이든, 자신이 먼저 좋아하고 성실하고 건강하면 무난히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자연의 공간을 연출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공간을 더욱 생명력 있고 아름답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요즘 코로나로 지쳐있는 사람들이 집안에서 자연을 벗하며 작은 위안과 힐링, 행복까지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우울한 일상을 생기 있게 만드는 것은 본인의 작은 관심과 실천에서 시작된다. 아름다운 공간, 나만의 특별한 공간이 일상에서 주는 효과는 의외로 크다.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요즘, 일상의 작은 변화로, 소소한 기쁨과 행복을 만들어 가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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