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완규 회고 연재칼럼] '자랑스런 서울대인상'을 받고(6)

한림원 창설 및 초대 원장 취임

데스크 승인 2024.12.18 00:00 의견 0

1994년 9월, 이상수 과학기술원 원장이 위원장인 ’과학기술아카데미' 발기모임을 가졌다.

설명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소속으로 했다. 나는 이 아카데미가 과학기술자의 재훈련, 재교육 과정의 단체로 알았지만 그것이 아니라 과학기술계 중진, 원로의 모임이라는 것이다. 그 자리에서 나는 “고려시대 학자를 한림학사 등으로 불렀으니, '과학기술아카데미'를 '과 학기술한림원‘으로 고치는 것이 어떤가” 하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모두 그 자리에서 박수로 나의 제안을 받아 들였고, 그 뒤로는 ’과학기술한림원(한림원)‘이 되었다.

그리고 한림원 행사에는 '한림(Hallym)’을 붙이도록 하였다. 가령 한림심포지엄 (Hallym Symposium), 한림원탁토론회 (Hallym Round Table Discussion) 등이다. 그리함으로써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세계화를 기할 수 있다고 보았다. 다행히도 그 이후 한림원 주최의 모임에는 '한림’을 붙인다.

그 해 11월 과학기술한림원의 창립총회가 있었다. 그 동안 이상수 과학기술원 원장, 초대 과기처 장관인 김기형 박사를 위시한 과학기술계 중진이 한림원 발족 준비위원으로 큰 역할을 하였다.

나는 당연히 그동안 준비에 수고한 이상수 발기위원장이 초대원장으로 선임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원장추천위원인 이들 준비위원이 나를 초대원장으로 추천하였다.

나는 매우 난감하였다. 한림원 준비에 관여하지 않아 구체적인 한림원 창립 목적과 사업에 대하여 아는 것이 없는 나를 원장으로 추천한 것이다. 거절할 틈도 없이 회원 모두 큰 박수로 나의 원장 추천에 찬동하였다. 한림원 창립 원장이 된 나는 바로 한림원을 과총에서 분리한 독자적인 법인단체로 개편하였고, 감독청의 승인을 받아 '한국과학기술한림원(Korean Academy of Science and Technojogy, KAST)'으로 새로 출범하였다.

KAIST의 전우식 박사, 서울대학교 권숙일 교수 등을 부원장으로 선임하였고, 전우식 부원장을 희원심사위원장으로 위촉하였다. “나는 회원이 될 사람이 빠진 것은 참을 수 있으나, 회원 자격이 없는 사람이 회원이 된 것은 참을 수 없으니, 학술적 기여가 뛰어난 과학기술인 가운데 4분의 3 득표를 한 후보자를 회원으로 추선함이 좋겠다.” 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 결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밥회(과총)가 추천 한 500명 가운데 단지 40명만이 회원으로 추천되있다.

나는 국내외에서 누락된 적격자 100명을 추가 선임하여 140명의 회원으로 한림원이 발족하였다. 이 같은 조치는 출범 1년인 한림원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과학재단과 협의차 서울에 체재 중인 영국 Royal Society 부원장인 B:ian Heap 경이 한림원 발족과정을 보고 크게 감동하였다. 나의 오랜 친구인 Heap 경은 바로 한림원과 영국 Royal Society와의 학술교류를 제의하며, 영국 런던 Royal Society내 그의 사무실로 나를 초청하였다. 협력 조인을 끝내자 바로 프랑스 아카데미 원장인 Grumberg Manago 박사가 프랑스 파리의 그녀의 사무실로 초청하여 학술협력 협약을 맺었다. 이어서 오스트레일리아 학술원 원장인 Gus Nossal 경과도 학술협력 협약을 맺었다. 이처럼 한림원은 발족하자마자 200년, 300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 한림원의 한가족이 된 것이다.

1995년 한림원 창립 1주년 기념행사에 200여 명의 세계 아카데미 원장 등 원로과학기술자를 초청하였다. 참석자 가운데는 영국 Royal Society의 회장을 역임한 George Porter 경과 회장인 Klug 교수, 프랑스 아카데미의 Grunberg Manago 원장, 미국 NAS 부원장인 Ebert 박사, 러시아 아카데미의 Alferov 박사, 일본 학술원 Ito 박사 그리고 중국 과학원의 주광조 원장 등이 포함되었다. 그 뒤로 한람원은 확고한 기틀 위에 각종 학술 행사를 주관하며 세계 학계에 부상하고 있다. < (7)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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