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 계절에 중랑구 봉화산 기슭 에 있는 신내공원을 찾았다.

봉화산역에 내려 10분쯤 걸으니 공원에 도착했다. 입구엔 ‘봉화산 옹기테마공원’이라 쓴 표식이 반긴다. 표식 위에 옹기를 굽는 장인 모습의 조각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더욱 멋있어 보였다.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공원을 어떤 길로 걸어볼까하고 두리번거리다가 왼쪽에 소나무들로 가꾼 작은 정원이 보인다. 그 가운데로 눈에 띄는 돌비석이 발길을 끌어 당긴다.

가까이 가보니 돌에 새겨진 시가 눈에 들어온다. 이조년의 시조 ‘多情歌’다.

이조년(李兆年)은 고려말 이름난 재상이자 학자였다. 그는 개경(開京)에서의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인 먹골로 돌아와 배밭을 배경으로 지은 시조다. 먹골은 예부터 배나무밭으로 유명했던 곳이다.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는

다정(多情)도 병(病)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배꽃 위에 밝은 달이 휘영청 비치고 은하수가 한밤중인데

배나무 가지에 움튼 새싹을 소쩍새가 알까마는

정이 많은 것도 병인 듯 잠들기가 힘들다

시조를 소리내어 읊어보고 공원안으로 들어간다. 가로수길 양쪽에 줄선 수목들엔 단풍으로 절정을 이루로 바람이 한번 불 때마다 낙엽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풍광을 즐기는 걸 낭만이라 하던가!

가로수길 오른쪽, 작은 놀이 공원에선 어린이들이 옹기종기 어울려 노는 모습을 보니 퍽 평화롭다! 공원 위에 있는 옹기터를 보고 왼쪽 길로 내려왔다.

왼쪽 언덕에 넓은 언덕이 펼쳐지고 이곳 배나무밭들에 핀 하얀 꽃들이 저게 배꽃이란다. 공원을 나오니 바로 옆에 봉화산에 올라가는 길목에 주말농장 ‘이화농원’이 눈에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