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마티 사람들의 유명 휴양지로 떠오른 사티(Saty) 마을을 떠나 텐샨 속에 깊이 잠든 호수를 만나러 갔다.

알마티 사람들의 휴양지로 떠오른, Saty마을을 떠나는 아침에...

차창 밖으로 척박한 대지와 언덕이 또 펼쳐지는구나! 하고 쉼 박자를 세고 있을 때에! 이게 웬 일인가!

갑자기 산등성 아래, 양떼 무리가 눈에 들어온다. 그때 버스를 세우고 양떼를 구경할 시간을 주니 얼마나 고마웠던지!! 일행들은 기대에 찬 환호성을 내심 지른다!

이곳 양들은 수천 년 동안 산악지대에서 살아온 동물이다. 카자흐스탄 남부, 특히 텐샨(Tian Shan) 산맥 주변에서 유목민들과 함께 살아오며 길들여진 양들.

이들은 척박하고 경사진 지형에서 먹이를 찾는 본능과 균형감각을 몸에 익히며 살아왔다. 그들의 발굽은 납작하지 않고 살짝 오목한 형태로 돌과 흙 사이를 꽉 잡는다. 그래서 척박한 지형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고 한다.

텐샨 북쪽의 산기슭엔 여름에도 풀이 많지 않다. 가을로 접어들면 풀은 햇빛이 잘 드는 비탈면에만 남아 있어, 양들은 그 풀 냄새를 맡으며, 위험한데도 그곳으로 이동해 풀을 뜯는다. 지금 그런 순간을 목격하게 되다니!

양 무리와 이별하고 알마티에서 네 시간 남짓 떨어진 텐샨의 품속에 감춰진 푸른 눈동자를 만나러 떠난다. 멀리 침엽수림이 가끔 보이고 하얀 눈으로 덮힌 산꼭대기가 펼쳐지고 있다.

콜사이 호수(Kolsay lake)에 내려가는 숲길은 전나무와 가문비나무로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점점 계곡에서는 얼음 물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려온다. 숲길이 끝날 즈음, 청록색 호수가 살며시 모습을 드러낸다. 호숫가에서 물끄러미 호수를 바라보며 원시자연에 빠져든다.

거울처럼 잔잔한 수면 위에는 설산의 능선과 하얀 구름이 그대로 비치고 있었다!!

하늘의 풍광이 땅 위에 내려앉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텐샨의 설산이 먼 옛날의 원시림 풍광을 선사하고 있으니 즐겁고 기쁜 마음을 어디에 견주리오! 이런 아름다운 힐링의 참맛을 보러 여기까지 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