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1987년까지 4년간 사상 최장기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명예 이사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탁월한 식견으로 다믐과 같이 말했다.
“한 국가의 성장 잠재력은 세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노동 투입량을 증가시키거나, 투자를 많이 하거나, 국가 전체의 체제적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그런데 노동 투입량을 늘리는 것은 현재의 저출산 고령화 추세를 고려하면 쉽지 않다. 결국 기존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정부의 개혁 방향을 조언한 말인데, 나는 정부 정책 분야가 아닌 좀 다른 시각에서 우리 대한민국의 나아갈 방향을 말하고자 한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선진국에 편입되고, 국제 사회에서 그런 대접을 받고 있다. 우리만 모르고 있다. 그 이유는 선진국이란 경험을 한번도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세대들은 최악의 가난과 빈곤, 날 것 그대로인 삶에서 산업화, 민주화 그리고 선진국을 수십 년 동안 압축해서 경험을 한, 산 증인의 세대들이다. 세계적으로 하나의 시대 경험도 쉽지 않은데, 베이비붐 세대와 바로 그 뒤를 이은 586세대는 동시에 이를 다 경험한 세대들이다.
그렇다보니 한 시대의 경험을 축적하고 심화시키고 하기도 전에 다음 단계로 이행이 되다보니, 삶의 향상 속도에서는 압도적인 경험을 하였지만 그 사고와 태도에서는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이격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산업화 시대는 상명하복, 연공서열, 불철주야, 하면된다, 직장우선 가정다음, 주입식 교육, 성적순 줄세우기 등등이 사회적 경험이었다. 시쳇말로 까라면 까는 시대였다. 그리고 '가난이 민족의 적'이라는 탁월한 군사 지도자가 민주주의에 족쇄를 채우고, 국민들을 멱살 캐리하여, 대다수 국민들의 자의반 공감으로 성장 기반을 만들었다. 이 후의 진행 사항들은 다들 경험한 바이니 설명을 약한다.
여기서, 이 세대들의 정신적 사고와 소양이 과연 병행해서 진행되었는지는 한번 점검할 때라고 생각한다. 과연 우리의 지적 수준은 선진국에 이르렀는가 말이다. 좋은 점은 굳이 나열해서 자기 만족하기 보다는 우리가 무엇을 놓쳤는지 처절하게 반추해보는 것이 유익하다는 생각으로 아낌없이 비판을 해본다.
아직도 많은 조직들에서 과거 산업화 시대의 관념을 유지하는 곳이 많이 있다. 특히 공공 조직들, 쉽게 말해서 정부 부처 관료들의 사고와 운영 방식은 아직 산업화 시대 관습에 그대로 머물고 있다. 경제 분야의 대기업, 중견기업, 규모있는 중소기업들도 아직 산업화 관념식 경영에 머물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여전히 근태와 평균적 인력의 쪽수 투입으로 생산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머리는 집에 두고 출근해서, 회사에서 시키는 일만 하고, 쪽수 모자라면 근로 시간 연장으로 때우는 것이다. 여전히 밤늦게 퇴근하지 않고 책상에 앉아 있는 관리자와 그래야 승진을 시키는 경영진, 게다가 노조는 생산성은 저 지구 밖의 일이고, 쪽수 더 늘려받거나 야근 수당 더 받기가 최대의 관심사인 것이 현실이다.
노사정이 최저임금이나 근로시간으로 다투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아직 구로공단 사고에 갇혀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비단 전통적 산업체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첨단 IT 분야라는 곳에서도, 하다못해 게임개발 분야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학교는 여전히 산업화의 평균적인 노동인력 교육 과정을 30년째 반복하고 있다.
국회는 아직도 민주화 데모시절의 생떼쓰기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군대는 여전히 6.25창군 수준의 운영을 계속하고 있다.
언론은 돈벌이가 사명이 된지 오래 되었다.
종교는 100년도 더 된 이론에서 1밀리미터도 진전 없이 정신 고문하고 있다.
이제는 사고와 소양의 선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생산성을 몸으로 때우기에서 공정의 효율과 첨단 장비의 과감한 투입으로 기업의 체질을 바꿔 나가야 한다.
정부도 산업화 시대의 관료적 행정인 정책 시혜 방식이 아니라, 서비스를 창조적으로 고안해서 국민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조직으로서 개혁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적 소양 선진화 운동이 필요하다.
국민의 인문적 교양을 위한 사회적 교육과 혜안있는 원로들과 선생들의 가르침이 지금 필요하다. 기분 상하게 여기지 말고 진지하게 미래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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